헬리콥터 소음을 귀에 달고 다니는 젊은이들이 수십만명에 이른다. 오토바이 소음을 끼고 사는 젊은이는 이보다 몇 배나 많은 수백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공항이나 공군기지, 도로변에 사는 사람들의 얘기가 아니다. 요즘 젊은이들의 필수품이 된 MP3를 최대 볼륨으로 들을 때 나는 소음 수준은 가히 귀를 먹게 할 정도로 크다. 전문의들은 이 때문에 MP3가 청력(聽力)에 심각한 손상을 준다고 말한다.
MP3는 인터넷에서 음원(音源)을 다운로드 받아 휴대용 MP3전용 플레이어나 MP3 기능이 내장된 휴대전화 등을 통해 들을 수 있는 장치다. 요즘 중고등학생들이 원하는 최고의 입학·졸업 선물로 꼽히고 있다.
자극적인 음악을 좋아하는 청소년들이 볼륨을 최대한 높여 듣기 때문에 청력 손상 우려는 심각하다. 청력 손상의 주범으로 꼽혀 집단소송까지 당한 제품은 미국 애플사의 히트상품 아이팟(iPod)이다. 지난해 미국에서 출시된 아이팟은 경쟁사인 마이크로소프트(MS)사의
빌 게이츠 회장이 “아이팟을 꺾는 제품을 꼭 내놓겠다”며 도전 의지를 불태우게 할 만큼 전세계적으로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지난 4일자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는 아이팟 사용자인 루이지애나주의 존 키엘 피터슨이 캘리포니아 새너제이 지방법원에 집단소송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애플사가 아이팟 사용자들의 청력 손상을 막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소송 이유를 밝혔다.
소송의 초점은 MP3의 볼륨이 청력손상을 가져오는가에 모아지고 있다. 아이팟의 최대 볼륨은 115데시벨로, 이는 헬리콥터의 소음과 비슷한 수준이다. 원고측은 115데시벨의 소리에 하루 30초 이상 장기간 노출되면 청력에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애플사도 잇따른 청력 손상 주장에 대한 대응을 시작했다. 최근 아이팟 사용자 설명서에는 “경고: 만약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끼고 높은 볼륨(at high volume)으로 음악을 듣는다면 청력을 완전히 잃게 될 수도 있으니, 볼륨을 안전한 수준(Safe level)으로 유지하시오”라는 경고문구가 추가됐다.
아이팟은 국내에서도 급속하게 시장 점유율을 높
여가고 있다. 깜찍한 디자인과 해외에서의 명성 때문에 출시 1년 만에 경쟁이 치열한 국내에서도 점유율 10%를 넘어섰다. 국내 판매되는 아이팟은 미국과 같은 모델로 최대 출력은 115데시벨이다.
국산 MP3도 고출력 제품들이 쏟아지고 있다. 2005년 상반기 기준 MP3 시장 점유율 36.1%를 차지하고 있는 레인콤사 아이리버(iriver)의 최대출력은 제조사가 밝힌 기준으로 90데시벨. 90데시벨은 오토바이 엔진 소리와 유사한 정도의 소음으로 이 크기의 소음을 8시간 이상 연속적으로 듣는 경우에는 귀울림과 만성두통이 유발될 수 있다. 아이리버를 맹추격하고 있는 삼성전자 옙(yepp) 역시 최대출력이 90데시벨이다.
최대출력만 문제되는 것이 아니다. 최대출력이 낮을지라도 이어폰의 성능이나, MP3 음원 파일에 따라서 얼마든지 음량이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특히 현재 아이팟 소송자들이 요구하고 있는 외부소음 차단형 헤드폰이나, 귓속형 이어폰의 경우도 외부 소음 차단 효과는 있으나 습관적으로 볼륨을 높이는 사람에게는 위험하다.
귓속형 이어폰이란 일반 이어폰 크기의 2분의 1정도의 크기로 귀 내부까지 완전히 파고들어 외부 소리 차단 기능이 우수한 이어폰을 말한다. 이 같은 이어폰은 볼륨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경우 청력 손상 방지에 도움을 주지만, 볼륨을 일반 이어폰 사용하듯이 습관적으로 키우게 되면 키우게 되면 오히려 더 큰 손상을 줄 수 있다. 특히 고막 가까이에 밀착돼 고막 손상까지 초래할 수 있다.
전문의들은 젊은층 난청환자의 급증이 MP3로 인한 것이라고 말한다. 경희의료원 이비인후과 변재용 교수는 “최근 몇 년간 젊은 난청환자가 급증하고 있다”며 “MP3와 같은 음향기기가 가장 큰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난청 증상은 처음 고음 부분이 안 들리기 시작해 차츰 중저음으로 확대돼 가는 특성이 있다”며 “귀에 문제가 생긴 뒤에도 이를 잘 깨닫지 못해 지속적으로 고출력 음악을 듣다가, 대화가 어려울 정도로 심각한 난청에 이르는 환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전문의들은 장시간 음악을 들을 땐 이어폰보다 헤드폰을 사용하라고 권한다. 영동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이호기 교수는 “고막에 너무 가까운 이어폰보다는 귀를 덮는 헤드폰이 청력손상의 위험이 덜하다”며 “꼭 이어폰을 써야 한다면 다른 사람에게 들리지 않을 정도의 크기로 하루 8시간 이상 사용하지 말라”고 말했다.
장선이 헬스조선기자 sunny0212@chosun.com
입력 : 2006.02.22 17:51 56'
http://health.chosun.com/servlet/base.health.ViewArticle?art_id=20060222000017
동찬아... 보도 내용 알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