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에 해당되는 글 7건
- 2010/12/02 한 어르신이 보내주신 오늘 아침의 이메일, 여한가(餘恨歌) (1)
- 2010/10/11 "겸손해야 한다." 어느때 보다 어머니께서는 단호하게,
- 2009/01/17 새로운 유화그리기를 시작하다. 베네찌아의 두오모와 종탑
- 2007/04/19 내일 모래 아점은 이곳에서!
- 2007/04/07 어머니께서 "부활절" 전날 주신 네 가지 교훈
- 2007/01/30 어머니의 블로그가 봄기운보다 훨씬 앞서시네요
- 2006/07/20 초복날, 어머니의 닭죽이 더위를 식힙니다.
한 어르신이 보내주신 오늘 아침의 이메일, 여한가(餘恨歌)
매일 아침 4시에서 5시 사이에 저에게하루 한 두개의 이메일을 꼬박꼬박 보내주시는 어르신이 계십니다.
받는 이메일이 워낙 많고, 꼼꼼하지 못한 성격에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허다했는데, 오늘 아침 이메일을 보고는 더 많은 분들과 함께 나누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내용은 돌아가신 어머니에 대한 한을 그린 작품인데, 아마도 지금 시대상보다는 조금 선대의 상황을 그린 것인 아닌가 싶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내용도 바뀌겠지만, 어머님들의 고단한 생활이 그대로 베어있는 것 같아 인용해 봅니다.
매일 아침마다 이메일로 아침을 열어주시는 신선생님, 감사합니다.
여한가(餘恨歌)
쇠락하는 양반댁의 맏딸로 태어나서
반듯하고 조순하게 가풍을 익혔는데
일도 많은 종갓집 맏며느리 낙인 찍혀
열 여덟 살 꽃다울제 숙명처럼 혼인하여
두 세 살씩 터울 두고 일곱 남매 기르느라
철 지나고 해 가는 줄 모르는 채 살았구나!
봄 여름에 누에치고, 목화 따서 길쌈하고
콩을 갈아 두부 쑤고, 메주 띄워 장 담그고
땡감 따서 곶감 치고, 배추 절여 김장하고
호박 고지 무 말랭이 넉넉하게 말려두고
어포 육포 유밀과 과일주에 조청까지
정갈하게 갈무리해 다락 높이 간직하네.
찹쌀 쪄서 술 담그어 노릇하게 익어지면
용수 박아 제일 먼저 제주부터 봉해두고
시아버님 반주꺼리 맑은 술로 떠낸 다음
청수 붓고 휘휘 저어 막걸리로 걸러내서
들일하는 일꾼네들 새참으로 내보내고
나머지는 시루 걸고 소주 내려 묻어두네.
피난 나온 권속들이 스무 명은 족한데
더부살이 종년처럼 부엌 살림 도맡아서
보리쌀 절구질해 연기로 삶아 건져
밥 짓고 국도 끓여 두 번 세 번 차려내고
늦은 저녁 설거지를 더듬더듬 끝마치면
몸뚱이는 젖은 풀솜 천 근처럼 무거웠네
동지 섣달 긴긴 밤에 물레 돌려 실을 뽑아
날줄을 갈라 늘여 베틀 위에 걸어 놓고
눈물 한 숨 졸음 섞어 씨줄을 다져 넣어
한 치 두 치 늘어나서 무명 한 필 말아지면
백설같이 희어지게 잿물 내려 삶아내서
햇볕에 바래기를 열두 번은 족히 되리
하품 한 번 마음 놓고 토해보지 못한 신세
졸고있는 등잔불에 바늘귀를 겨우 꿰어
무거운 눈 올려 뜨고 한 뜸 두 뜸 꿰매다가
매정스런 바늘 끝이 손톱 밑을 파고들면
졸음일랑 혼비백산 간데 없이 사라지고
손끝에선 검붉은 피 몽글몽글 솟아난다.
내 자식들 헤진 옷은 대강해도 좋으련만
점잖으신 시아버님 의복 수발 어찌 할꼬?
탐탁잖은 솜씨라서 걱정부터 앞서고
공들여서 마름질해 정성스레 꿰맸어도
안목 높고 까다로운 시어머니 눈에 안 차
맵고 매운 시집살이 쓴맛까지 더했다네
침침해진 눈을 들어 방안을 둘러보면
아랫목서 윗목까지 자식들이 하나 가득
차 내버린 이불깃을 다독다독 여며주고
막내 녀석 세워 안아 놋쇠 요강 들이대고
어르고 달래면서 어렵사리 쉬 시키면
일할 엄두 사라지고 한숨이 절로 난다
학식 높고 점잖으신 시아버님 사랑방에
사시사철 끊임없는 접빈객도 힘겨운데
사대 봉사 제사는 여나무 번 족히 되고
정월 한식 단오 추석 차례상도 만만찮네
식구들은 많다해도 거들 사람 하나 없고
여자라곤 상전 같은 시어머니 뿐이로다
고추 당추 맵다해도 시집살이 더 매워라.
큰 아들이 장가들면 이 고생을 면할 건가?
무정스런 세월가면 이 신세가 나아질까?
이 내 몸이 죽어져야 이 고생이 끝나려나?
그러고도 남는 고생 저승까지 가려는가?
어찌하여 인생길이 이다지도 고단한가?
토끼 같던 자식들은 귀여워할 새도 없이
어느 틈에 자랐는지 짝을 채워 살림나고
산비둘기 한 쌍 같이 영감하고 둘만 남아
가려운데 긁어주며 오순도순 사는 것이
지지리도 복이 없는 내 마지막 소원인데
마음 고생 팔자라서 그마저도 쉽지 않네
안채 별채 육간 대청 휑하니 넓은 집에
가믄 날에 콩 나듯이 찾아오는 손주 녀석
어렸을 적 애비 모습 그린 듯이 닮았는데
식성만은 입이 짧은 제 어미를 탁했는지
곶감 대추 유과 정과 수정과도 마다하고
정 주어볼 틈도 없이 손님처럼 돌아가네
명절이나 큰 일 때 객지 사는 자식들이
어린 것들 앞 세우고 하나 둘씩 모여들면
절간 같던 집안에서 웃음 꽃이 살아나고
하루 이틀 묵었다가 제 집으로 돌아갈 땐
푸성귀에 마른 나물, 간장, 된장, 양념까지
있는 대로 퍼 주어도 더 못 주어 한이로다
손톱 발톱 길 새 없이 자식들을 거둔 것이
허리 굽고 늙어지면 효도 보려한 거드냐?
속절없는 내 한평생 영화 보려한 거드냐?
꿈에라도 그런 것은 상상조차 아니 했고,
고목 나무 껍질 같은 두 손 모아 비는 것이
내 신세는 접어두고 자식 걱정 때문일세.
회갑 진갑 다 지나고 고희마저 눈앞이라
북망산에 묻힐 채비 늦기 전에 해두려고
때깔 좋은 안동포를 넉넉하게 끊어다가
윤달 든 해 손 없는 날 대청 위에 펼쳐 놓고
도포 원삼 과두 장매 상두꾼들 행전까지
두 늙은이 수의 일습 내 손으로 지었네
무정한 게 세월이라 어느 틈에 칠순 팔순
눈 어둡고 귀 어두워 거동조차 불편하네
홍안이던 큰 자식은 중늙은이 되어 가고
까탈스런 영감은 자식조차 꺼리는데
내가 먼저 죽고 나면 그 수발을 누가 들꼬?
제발 덕분 비는 것은 내가 오래 사는 거라
내 살 같은 자식들아 나 죽거든 울지 마라!
인생이란 허무한 것 이렇게 늙는 것을
낙이라곤 모르고서 한평생을 살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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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손해야 한다." 어느때 보다 어머니께서는 단호하게,
지난 10월 3일 어머니 생신날, 어머니와 '은비'와 함께 찍은 사진
누구나 한 번쯤은 자신이 쓴 책을 발간하기를 희망해 봅니다.
저도 그런 꿈을 꾸었던 사람 중에 한 사람이었는데, 경황은 없었지만 출간하게 되었지요. 참으로 감사할 일입니다. 물론 제가 오래전부터 쓰고 싶었던 책은 시작도 못 했습니다. 이렇듯 보통사람들에게 책이 출간되는 것은 일생에 있어 큰 이벤트이기도 합니다.
9월 28일. 제가 쓴 글이 책으로 만들어져서 손에 쥐어졌습니다. 지난 7월31일 탈고를 했으니, 두 달이 채 못 걸렸습니다. 출판사에서 속도를 높였다고 합니다. 제목 선정 때문에 이견 조율하는 시간이 필요했지만 그래도 빨리 만들어졌답니다.
그냥 책만 출간되면 끝이라고 생각했는데, 10월 5일에는 매일경제신문 전면 광고 중 메인으로, 10월 6일에는 한국경제신문에 같은 광고가 실렸습니다. 뜻밖의 출판사 배려가 작용한 것이지요.
광고가 실린 신문을 어머니께 보여 드렸을 때, 어머니께서는 단호하게 "어느 때보다도 겸손해야 한다."라고 충고하셨습니다. 제가 책에도 썼지만, 저에게 평생 스승이 바로 어머니이신 것이 확인되는 순간입니다.
뒤이어 지난 10월 9일에는 조선일보 C3 면에 단독에 가까운 광고가 실렸습니다. 제가 어떻게 처신해야 할지 이미 답을 갖고 있었지요.
"겸손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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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유화그리기를 시작하다. 베네찌아의 두오모와 종탑
시작은 쉽게 아주 쉽게 시작한 셈이다. 한자리에서 숨도 멈추고 스케치를 완성했다. 크기는 자그마한 8호 사이즈. 그래도 다행인 것은 7학년4반 어머니와 함께 시작했으니 응원군은 확실한 셈. 마무리할 시점을 가늠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 같다. 그래서 유화가 편하다. 시간 급하지 않게 천천히 그릴 수 있기 때문에...
주제는 지난 해 다녀온 베네찌아의 한 장면을 담기로 했다. 베네찌의 두오모와 종탑. 사전에 약속과는 좀 달랐다. 멕시코의 과나후아토를 그리려 했었던 약속. 그만큼 과거의 회상이 더 짙은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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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께서 "부활절" 전날 주신 네 가지 교훈
어머니와 아내의 정성 덕분에 부활의 의미를 하루 더 생각하게 되었다.
서둘러 서둘러 어머니를 모시고 딸 동은이를 태우고 겨우 겨우 스티커를 사오셨다. 그런데, '한일성경책'을 딸을 통해 확인시켜 보았더니, 쇼핑봉지에는 "한일성경책"이 담겨져 있었다. 아직 일본어 성경을 볼 수준이 안된다고 만류했지만, "언젠가는 볼 터인데, 생각난 김에..." 어머니는 또 본인의 물건보다는 아들의 맘부터 헤아리셨다.
아내와 딸과 어머니, 우리 가족 세 여성 전사들이 아주 예쁜 부활절 달걀을 만들었다. 삶고 포장하고 식히고... 난 그저 옆에서 사진 몇 컷을 남겼을 뿐인다. 벌써 10시가 넘었다. 갑자기 집 전화 벨이 울렸다. 어머니가 전화를 받으시고는 금새 "네, 네, 그렇게 하세요. 아닙니다. 괜찮아요."하시는 것이다. 여의도 성모병원 안과에서 긴급 부탁의 전화가 있었다는 설명이셨다. 긴급히 수술해야 하는 어린 아이가 있는데, 어머니께 수술날짜를 1주일 순연을 부탁하는 전화였다는 말씀이셨다. "내가 불편한 것은 단 1주일 뿐인데, 어린아이에게 양보하는 것이 마땅하지" 하시면서 어린아이의 상태에 대해서 크게 묻지도 않으신 모양이다.
이내 어머니는 다음 주, 스케줄 변경때문에 다른 분들이 혼선이 있을까 하는 걱정부터 하셨다. 출근길에 부활절 달걀을 보내주시겠다고는 하시면서, 내일 저녁에 삶아서 안전하게 포장해 주시겠다는 말씀에 이어서, 삶으면서 깨어진 몇 개의 달걀을 접시에 가지런히 담고, 깨와 소금까지 정갈하게 준비해 주셨다. 부활의 의미를 되새기면서, 그 의미를 철저히 지키시는 분이 가까이 계심이 나에게는 큰 고마움과 교훈이 아닐 수 없는 저녁이었다.
부활절 전날, 오늘도 예외없이 어머니는 몸소 교훈을 남기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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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블로그가 봄기운보다 훨씬 앞서시네요

항상 근면하신 어머니께서 손수 꾸미고 계신 블로그 "박옥균의 쉼터 (http://blog.daum.net/mamani)"을 통해서 아주 부지런히 이른 봄향기를 전해오셨다. 어찌 어머니를 앞서겠다고 하겠는가? 늘 시선을 두었던 베란다이지만, 이렇게 어머니께서 전해주시는 봄꽃은 느낌부터 다르고 화사한 봄내음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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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복날, 어머니의 닭죽이 더위를 식힙니다.
시원한 나무 밑에서 쉬고 싶은 계절입니다.
아무리 맛갈스런 음식을 만들어내는 식당이 있더라도, 어머니의 손길만 하겠습니까? 거기에 하루먼저 음식을 만들어주시는 현명하심에 감사할 따름이지요. 저는 어제 저녁과 오늘 아침 어머니의 닭죽을 맛있게 먹었습니다. 역시 어머니, 엄마의 힘은 절대적입니다.
마케팅에 있어서도 마찬가지 입니다. 요즈음 신간으로 엄마 마케팅이라는 책이 출간되었습니다.
잠깐 본문을 인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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