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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쉰 살 아저씨의 도전]'코니' 아줌마의 감기와 '데이빗'이 만든 저녁 [42]

2011/08/26 00:23
암트랙이 사고를 쳤다. 예정시간보다 한 시간이나 늦게 오마하에 도착한 것이다. 새벽 5시에 오마하에 도착할 것을 예상했는데, 등교시간에 차질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압박이 왔다.

열차가 오마하 역에 도착하자마자, 주차장에 세워놓은 꽁꽁 얼어붙은 차에 동기를 태우고 일일이 집에 내려놓고 홈스테이에 다다른 시간은 오전 7시00분. 열차에서 얼은 몸을 샤워로 달래고 옷만 겨우 갈아입고 등굣길에 나섰다. 그래도 무사히 오마하에 도착한 것을 하나님께 감사드리고!

졸며 겨우 하루 일과를 보내고 저녁식사를 위해 홈스테이에 들렀다. 오마하 시내는 내가 도착한 그 날부터 딱 40일 만에 아스팔트 색을 내보이고 있었다. 세상에 이럴 수가. 도로가 흰색인 줄 알았는데, 짙은 회색빛의 길을 마주하니 정신이 멍해질 정도다. 이렇게 검은 땅을 40일간 못 보고 지냈다는 게 말이 될까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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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에 눈이 녹아 진회색을 발하는 아스팔트, 신기할 정도여서 저녁식사 하러 가는 길에 사진을 찍다.]

오마하의 석양이 오늘따라 참으로 아름답다.

집에 도착하니 주부가 없다는 것, 그래서 냉기가 돈다는 사실을 몸 전체로 느낄 정도였다. '코니' 아줌마의 감기가 멈추질 않은 모양이다. 내가 '덴버'로 떠날 때 기침이 심하다 싶었는데, 그래서 '용각산'을 먹어보라고 권했더니, 기겁을 해서 설명하느냐고 애를 썼지만, 결국 '코니' 아줌마에게 드시게 하는 일은 실패로 돌아갔었는데 말이다. 오늘은 감기가 심해서 출근도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데이빗' 아저씨가 오늘은 내가 주방책임자라고 으스대며 멋진 요리를 선보이겠다고 호언장담했다.

David_Cook_Dinner00782[비닐 봉지의 좌상단에 라면이라는 한글이 표기되어 있다.]

내가 돕겠다고 했더니 한사코 혼자서 준비하겠다면서 내놓은 음식재료 중 하나가 'N사의 S라면' 내가 오마하에 도착한 지 며칠 안 되어서 사다놓은 것인데, 처음으로 식재료 반열에 오른 것이다. 갑자기 군침이 돌면서 식욕이 몰려왔다.

David_Cook_Dinner00783[토마토와 양파를 볶는다. 향긋하고 달콤한 냄새]

토마토와 양파를 잘라서 볶는 것을 보니 필시 햄버거 속재료를 만드는 모양이다. 햄버거와 라면? 상상이 가질 않는 조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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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옆에서는 라면이 진죽이 되도록 끓이고 있다. 이렇게 끓이면 맛이 없다고 내가 돕겠다고 다가섰더니, 라면 봉지에 있는 조리법 그대로 요리하고 있다면서 나의 조언을 듣지 않았다.

David_Cook_Dinner00786드디어 햄버거의 속 재료 중에 하나인 스테이크가 준비되고 저녁 준비의 완성 속도가 높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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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안에 내용물이 곱게 자리 잡은 모양으로 거의 완성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 햄버거

David_Cook_Dinner00790['데이빗' 표 저녁 식사 준비 완료]

앞쪽에 보이는 것은 감자칩. 라면이 변신해서 수프가 되었다. 퉁퉁 불은 매운 라면이 '데이빗' 아저씨에게는 정말 맛있는 저녁 메뉴가 된 셈이다.  

내가 '라면의 진수를 보여주겠다.' 라고 큰소리를 쳤지만, 오히려 '데이빗' 아저씨는 오마하에서 라면을 제일 잘 끓이는 사람은 바로 자신이라고 일축시키고 말았다. 더는 논쟁거리가 되지 못했던 것은 내가 그 맛없이 끓인 라면을 순식간에 먹어버리고 말았기 때문이다.

'덴버'에서 사온 선물을 전달하겠다고, '데이빗'을 통해서 애기를 전달했지만, '코니' 아줌마는 감기 옮는다고 끝내 얼굴을 비추지 않으셨다. 이상하게도 라면을 먹으니 피로가 다 가셔버린 것 같다. 내가 한국인이라는 것이 확실하게 증명되는 순간이다.


 



 
태그 : 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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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는 가장 맛있는 음식으로 "라면"을 지목했다.

2006/12/23 23:58
Canon | Canon IXY DIGITAL 55 | Pattern | 1/15sec | F/2.8 | 0.00 EV | 5.8mm | Off Compulsory | 2005:11:05 20:25:13

사진에 김치가 빠졌다. 아주 조금 콩나물이 보이는데 이 정도면 완벽에 가까운 야식거리임에 틀림없다.


빵은 16세기에 일본에 전해졌지만, 오랜 쇄국정책으로 빛을 보지 못했다. 그런데 아편전쟁(1840~ 1842)을 계기로 세계정세가 크게 변했다. 일본인들은 대국인 청나라가 비틀거리는 모습을 보면서 연안경비의 필요성을 깨닫고 엄청난 불안감과 위기의식에 사로잡히게 되었다. 이것은 동시에 쇄국정책으로 잊혀졌던 빵을 휴대하기 편리한 군사식량으로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다.

빵의 장점은 이랬다. ①가벼워서 휴대하기에 편리하다. ②주먹밥처럼 상할 염려가 없으며 보존이 잘 된다. ③소화가 잘 된다. ④전쟁터에서 밥처럼 끓이지 않아도 되니 연기가 피어오를 염려가 없다. ⑤매일 굽지 않아도 된다. ⑥언제 어디서나, 심지어 걸으면서도 먹을 수 있다. ⑦옛날부터 있었던 비슷한 보존식품인 말린 밥보다 모든 면에서 빵이 뛰어나다.

1874년 일본 특유의 ‘단팥빵’이 탄생한 후, 단빵들이 속속 등장했다. 1900년에는 기무라야에서 영국의 샌드위치 비스킷용 살구잼을 넣어 만든 ‘잼빵’을 선보였고, 이어 1904년에는 도쿄 신주쿠의 나카무라야에서 프랑스의 커스터드 크림을 속에 넣은 ‘크림빵’을 만들어냈는데, 둘 다 히트상품이 되었다. 크림빵은 슈크림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이고, 단팥빵을 응용해서 ‘단팥 도넛’도 만들어졌다. 이와 같은 단빵의 등장을 계기로, 이번에는 샌드위치처럼 뭐든지 빵 사이에 끼워버리는 ‘조리빵’들이 줄을 이어 만들어졌다. 그 중에서도 특기할 만한 것은 1927년(쇼와 2년)에 도쿄 료코쿠바시 근처에 있는 메이카도에서 선보인 '카레빵’이었다. 양식 빵이라도 불리는 이 카레빵은 단팥빵에 대항하여 서양풍의 카레를 빵 속에 넣어 기름에 튀긴 획기적인 빵이었다. 카레빵은 오늘날까지도 인기가 높다.

발효식 빵이 일본에 전해진 지 400년이 흘렀다. 오늘날에는 일본의 어느 빵집에서나 틀로 구운 영국식의 큰 빵, 틀 없이 구운 프랑스식의 작은 빵, 맛이 풍부한 미국식의 고배합빵과 일본식 단빵과 조리빵 모두를 살 수 있게 되었고, 서민들의 식탁에도 매일같이 국적 없는 빵이 오르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후 일본은 말 그대로 빵 왕국이 된 것이다.

빵처럼 라면도 발전과 개발이 진행되었다. 라면을 최초로 개발한 나라는 일본으로, 안도[安藤百福]라는 사람이 면을 기름으로 튀기는 것을 보고 라면을 만드는 방법을 착안하였다는 것인데 1958년경이라고 한다. 라면이 한국에 도입된 것은 1960년경으로 라면의 경제학경제학 전공과목에 넣어야 할 정도로 시장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 상황이다. 물론 시대적 상황도 극명하게 반영하고 있는 식품이기도 하다.

앞으로도 많은 발전을 거듭하겠지만, 은근한 연탄불 위에 적당히 낡은 양은 냄비에 떡 몇 조각 올려넣고 파송송에 계란탁 풀린 보통 "라면"이 나에게는 가장 맛있는 라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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