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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08/01 동찬이는 현재 저녁요리 준비중

동찬이는 현재 저녁요리 준비중

2006/08/01 06:35
 
새벽 3시 30분에 전화가 울렸습니다. 영국에서 어학연수 중인 아들 녀석의 전화였습니다.

지금까지 생활하면서 이런 시간에 전화를 받는다는 것은 "범상치 않은 상황"이기에 망설여지기 마련인데,
지난 7월 22일 이후, 아들녀석의 해외연수는 가족들을 순한 양으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안녕하세요? 동찬인데요." 사뭇 얌전해졌습니다. 어찌 무뚝뚝하기만 하던 녀석이 이렇게 변하다니...
"오늘 새로운 친구들이 학교에 왔어요. 스페인, 이탈리아, 스위스, 러시아 이렇게 네 나라에서"
먼저 사귄 친구들은 지난주 금요일 연수가 끝나면서 떠나서 서운한 마음이 많았었나 봅니다.
그런데 새로이 방학을 맞이해서 영국의 한 시골로 다른 그룹이 도착했나 봅니다 .
"이제 내가 이곳에서는 축구를 제일 잘해요. 지난 번에 나보다 잘하는 애가 있었는데, 갔거든요."
녀석의 축구 실력은 동네가 인정합니다. 문래FC로 활약(?) 중이고 고등학교 형들이 찾는 수준이니까.
"영어만 해야되요. 그런데 같이 있는 형이 말을 잘 안해서 나만 말을 하다보니 잘 하게 되었어요."
같이 홈스테이하는 한국 고교2년의 형은 벙어리과에 속한다고 먼저번에도 투덜거렸었다.
"음식이 너무 맛있어요. 특히 주인 아주머니가 토스트 도시락을 너무 맛있게 만들어 줘요."
전직 요리사라고 들었다고 하나 신빙성은 없어 보입니다.
"애기도 너무 애뻐요. 6개월 된 사내아이인데, 눈이 엄청크고 예뻐서 사진찍어 놨어요."
녀석이 이렇게 섬세한 얘기를 한 적이 없었는데 참으로 요상한 일입니다.
"오늘 호스트를 위해서 내가 자청해서 저녁요리를 준비하기로 했어요."
? 어떻게 하겠다는 얘기인지.집주인을 위해서 저녁요리를 준비한다???
"지금 저녁 6시30분인데, 7시부터 시작하기로 했어요."
"햇반과 컵라면이 아직 있거든요. 이 정도면 호스트 아저씨가 감동할껄요?"
그렇지 녀석은 자기가 먹고 싶은 것은 스스로 만들어 먹는 시늉을 내고는 했으니까.
"여기 물가가 너무 비싸요. 그래서 덤으로 주는 물건들 그런 것 사서 써요."
날마다 엄마나 할머니를 은행처럼 사용하던 녀석이 이런 얘기까지 하다니...
"여기는 본머스가 아니라 풀이에요. P-O-O-L-E  주거지역입니다. 본머스는 시내이구요."
조금씩 지리도 익히는 수준이 되었구나.
"일요일날은 한국애들끼리 돌핀마켓에 갔다 왔어요. 걸어서 1시간 반이나 걸려요. 힘들었어요"
드디어 사고를 치는구나, 선생님이 가지 말아야 한다고 했던 곳 아닌가?
"선생님은 자신 아들하고 놀러 다니려고만 해요. 여학생 혼자서 귀가하는 경우도 있구요. 위험하잖아요?"
이젠 고발 내용도 있네... 강선생님! 인솔교사로 인사 많이 받고 떠나더니
"유학원 홈페이지에 우리 사진 안올렸지요? 부모들이 항의하니 어제야 USB 찾더라구요."
선생님은 항상 존경의 대상이어야 하는데, 곳곳에서 실망시키는 일이 있군요.

녀석의 대화는 10여분간 수다성으로 이어졌었습니다.
그 시간 새벽 3시45분, 서울집은 열대야와 모기와의 한 판 승부가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내 아들아 너는 인생을 이렇게 살아라  필립 체스터필드/을유문화사
영국 최대의 교양인이며 정치가.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공부한 후, 젊은 나이에 국회의원에 선출되어 폭넓은 지식과 뛰어난 웅변으로 당시 정계를 주름잡았던 문필가인 필립 체스터필드의 세계적 명저 <아들에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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