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의 아들은 호랑이다. (7)
동찬, 금요일이다.
아빤 금요일이 별반 다른 날이 아니지만, 퇴근길은 무척 붐비는구나.
그야말로 토요일, 일요일을 즐기겠다는 심사가 영 뒤틀리는 아빠에겐 불편한 일이고!
오늘 지붕뚫고 하이킥이 종영을 했단다.
아빠는 네가 알다시피 드라마를 즐겨볼 여가가 없지만,
"빵꾸똥꾸"가 나오는 시트콤이기에 뉴스에도 나오고 했던 것이라
오늘 마지막 방송이라고 네 엄마가 퇴근길에 서둘러 TV 앞에 앉아 경청하는 모습을 보곤 알았다.
이 드라마가 운 좋게도 황정음이니 신세경이니 하는 스타를 배출하기도 했지만
같은 드라마에 출연했던 또 다른이들 중에서 스타 반열에 아깝게 끼어보지 못하고
드라마가 종영되는 안타까운 운을 가진 탈렌트도 아마 있었을 것이다.
우리는 운을 타고 나야, 재수가 좋아야 된다는 선입견도 버리기 힘들지만,
가장 오래가는 것은 '이순재' 할아버지처럼 오랜동안 경력을 쌓아온 이라야
그 값이 나가고 세월이 가더라도 변함없는 인기를 누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런데 돌아보면 동찬이는 '재수가 좋은 것 같다.'
말장난같은 말이지만 동찬이가 '재수하는 것은 더 좋은 결과를 만들기 위한 것임에 틀림없기 때문이다.
아빠는 오늘 지난 주 미국 출장기간동안 배워온 비즈니스 스킬을 하루종일
직원들에게 연수를 통해서 전해주는 시간을 가졌다.
아침부터 저녁 6시가까이 강의를 혼자 진행하다시피 했더니 워낙 피곤해져서
도망치듯 퇴근해서 이렇게 동찬이에게 편지를 쓴다.
이번 주말에는 출판사에 보낼 (아빠의 책) 목록을 만드는데 시간을 보내야 할 것 같다.
얼마전 할머니와 엄마에게 도움될 로봇청소기를 주문해서 내일이나 모레면 집에 배송될 것 같고,
은비는 오줌을 못가려서 가끔 끈에 묶이기도 하는 것 같다.
동은이는 고등학교 생활이 재미있다고 하는데 어쩔까 싶다. 오늘은 기타를 사달라고 근무시간에 문자를 보내왔다. 어쩔까 싶네?
엄마는 여전히 오늘 식빵을 사가지고 퇴근을 했다.
날은 어둡고 봄은 생각보다 더디 오는 3월 둘째주 금요일.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동찬에게
끊임없는 지지와 격려를 한껏 보내본다.
호랑이 아빠 김형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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