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박8일 유럽여행 - (11) 베네찌아의 유일한 광장 '싼 마르꼬 광장'
베네치아에서는 왜? 응접실과 연관된 얘기가 자주 나올까요?
베네치아에 들어서기 전, 우측으로 아드리아해 끝점에 싼타 마리아 델라 살루떼 (Santa Maria Della Salute) 성당이 육중한 둥근 지붕으로 여행객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 성당은 베네치아 사람들에게 각별한 의미가 있는 곳이다. 1603년 유럽 전체를 페스트라는 전염병이 휩쓸고 있을 때, 성당을 지어 구원을 빌었고 하나님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1631년부터 건축을 시작했다. 이 건물 역시 갯벌에 115만 6,657개의 떡갈나무와 낙엽송을 박아서 기반을 다졌다고 한다. 페스트 전염병을 겪고 나서 성대한 서약식이 거행되었는데, 이것은 살아남은 생존자들이 표하는 감사이자, 1630년 이 역병으로 희생된 4만 7천여 명의 시민을 추모하자는 뜻이었다고 한다. 내가 살루떼에 갔을 때, 성당은 한창 돔을 고치는 공사에 몰두하고 있었다.
“응접실 입구에 서 있는 아름다운 여인”같은 싼타 마리아 델라 쌀루떼 성당
대운하의 입구이자 끝에 있는 싼타 마리아 델라 쌀루떼 성당을 '응접실 입구에 서 있는 아름다운 여인'으로 비유했다는 유명한 얘기가 있다. 이름 쌀루떼에도 의미가 있단다. 이 교회가 페스트의 재앙에서 구원받은 은혜를 감사하는 뜻으로 지어진 건축물이기에 건강과 구원을 의미하는 “쌀루떼 (Salute, 영어로는 Cheers! 정도의 의미)”로 불리게 된 것이다. 아쉽게도 드나드는 가운데 먼발치에서나마 아주 조금만 감상!

[사진설명 : 싼타 마리아 델라 살루떼 성당]
베네치아의 시작은 6세기 말에는 12개의 섬에 마을이 형성되어 리알토섬이 그 중심이 되고, 이후 리알토가 베네치아 번영의 심장부 구실을 하였다. 처음 비잔틴의 지배를 받으면서 급속히 해상무역의 본거지로 성장하여 7세기 말에는 무역의 중심지로 알려졌고, 도시 공화제 아래 독립적 특권을 행사하였다.
베네치아는 10세기 말에는 동부 지중해 지역과의 무역으로 얻은 경제적 번영으로 이탈리아의 자유 도시 중에서 가장 부강한 도시로 성장하였다. S자형의 대운하가 시가지 중앙을 관통하고, 출구 쪽의 운하 기슭에 장대한 싼 마르코 광장이 자리한 기본적인 도시 형태는 싼 마르꼬 대성당을 비롯한 교회, 궁전 등과 더불어 13세기에 이미 완성되어 있었다.
싼 마르꼬 광장은 ‘시니어’들과 ‘비둘기’가 주인공인 독무대.
싼 마르꼬 대성당이 베네찌아에 생긴 유래는 일전 여행기에서 밝힌 바대로 예수의 12사도 중 한 분인 복음 사도인 마가(마르꼬 Marco)의 유해가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 있었던 것을 훔치듯이 들여온 것이 서기 828년에서 829년으로 추정하고 있고, 그 유품을 기반으로 서기 830년에 싼 마르꼬 대성당의 공사가 시작되었다고 한다. 공사는 1094년 세 번째 성당이 완공될 때까지 끊임없이 이어졌고, 1312년에는 싼 마르코 세례 성당의 공사가 이어졌다.
싼 마르꼬 성당이 재건되면서부터 베네찌아 총독을 비롯한 베네치아 시민은 동방을 침략할 때마다 이 건축을 장식할 여러 가지 물건과 조각상, 부조 등을 가져오는 관행이 생겨, 이 성당은 그런 것들로 아주 화려하게 장식되었다. 자체의 건물도 네 개의 돔과 수십 개의 첨탑, 곳곳에 서 있는 기독교 성인들의 조각상, 정면 아치 부분을 장식한 17세기 모자이크 등 성당의 모든 부분이 하나의 걸작품이다.
흉칙한 이름의 책이지만 '죽기 전에 꼭 가보아야 할 곳 50곳' 중의 하나가 베네치아라고 한다. 예술 작품을 인식하는 능력이 적어도 시니어는 되어야 하는지? 정말로 정말로 세계 각지에서 온 시니어들이 싼 마르꼬 광장, 아니 베네치아 전체를 지배하는 것처럼 보였다.

[사진설명 : 싼 마르꼬 광장에서 만난 단체 시니어 여행객]
싼 마르꼬 광장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응접실"이라고 나폴레옹이 극찬.
1797년에는 나폴레옹 1세에 의해 점령되었던 적이 있었다. 나폴레옹은 그때, 이 싼 마르꼬 광장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응접실"이라고 칭찬했다. 베네치아의 입장에서는 나폴레옹이 침략자임이 분명하고, 침략자가 한 극찬을 두고 오랫동안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 언뜻 이해가 되지 않는 부문이었다. 그리고 나폴레옹에게는 싼 마르꼬 광장이 응접실 정도로 생각했다니, 그의 통을 가늠해 볼 수도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여행객으로서는 나폴레옹 정도의 통은 없었나 보다. 그저 감탄할 뿐.

[사진설명 : 싼 마르꼬 대성당 및 싼 마르꼬 광장, 싼 마르꼬 광장은 베네치아에 있는 유일한 광장이다. 위성사진의 주황색 네모난 곳이 바로 싼 마르꼬 광장]
베네치아의 영광은 '행운의 여신 포르투나' 때문일까? 싼 마르꼬 때문일까?
탁 트인 곳에 있는 행운의 여신 포르투나(Fortuna)는 비잔틴 양식에 영향을 받은 싼 마르꼬 대성당을 내려다보고 있다. 싼 마르꼬의 내항 그리고 대운하의 물이 모이는 곳에 행운의 여신 포르투나가 황금빛 지구의 위에 불안한 듯 서 있다. 그 불안함만큼 베네치아에 다녀간 사람들은 그것을 기억하지 못하거나 제대로 보지 못하는가 보다. 성능 좋은 카메라나 굳이 찾아보려는 사람에게만 보였을 테다.
아주 오래전 세월이지만 베네치아가 세워진 시기로 추정되는 가장 오래된 출발 시기는 AD 421년 (역사적으로 421년은 파이오니오스가 나이키 여신상을 만들었던 해이고, 우리나라 역사로는 가야 7대 왕 혜왕이 왕위에 오른 해이다.)이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베네치아는 여러 번의 혼란이 휘몰아쳤지만 포르투나 여신은 흔들리거나 추락하지 않았다. 포르투나 여신상이 있는 곳은 싼다 마리아 델라 실루떼 성당의 육중한 대성당 지붕과는 대조적으로, 옛 세무관청의 첨탑 위에 가냘픈 모습으로 베네치아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 설명 : 베네치아를 내려보는 행운의 여신 포르투나(Fortuna)상]
베네치아의 포르투나 여신이 있는 곳에서도 널따란 싼 마르꼬 (San Marco) 광장에서도 몇 걸음 떨어져 있지 않은 곳에 ‘불사조’라는 뜻아 있는 라 페니체(Teatro La Fenice)극장이 있다. 라 페니체 극장은 이탈리아의 오페라 거장이면서 베네치아 출신의 작곡가 주세페 베르디 (Giuseppe Fortunino Francesco Verdi. 1813년 10월 9일 - 1901년 1월 27일)의 오페라 다섯 곳이 초연된 곳이다. 1844년에 에르나니를 시작으로 1846년에 아틸라, 1851년 리골레또, 1553년 라 트라비아타, 1857년 시몬 보타네그라가 모두 이곳 라 페비체 극장에서 초연되었다. 어디 베르디 뿐이겠냐만.
‘그 아름다움에 온 세상이 눈물까지 흘린다.’고 전해지는 라 페니체 극장
극찬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었지만 1996년 대화재의 희생물이 되었다가 다시 화려하게 부활하여 불사조처럼 우뚝 서 있다.

[사진설명 : 라 페니체 극장]
"아쉽게도 바로 어제 '가면 축전'이 끝났습니다."
베네치아에서 내리자마자 아쉽겠다는 탄식의 위로를 들었다. 그러나 아쉬울 게 없다. 어제 그 축제가 참여하지 않았어도 모든 여행객에게는 바로 오늘이 축제일처럼 활기찬 곳이 베네치아라고 한다. 베네치아에는 가면 축전뿐만 아니라 영화제를 비롯한 여러 문화가 생존하고 있다. 사람 얘기도 마치 같은 시대를 사는 우리의 얘기처럼 생생하게 입소문처럼 흐르고 있다. 생각보다 늘어진 '7박8일 유럽여행' 중 오늘은 나흘째 오전. 절반을 넘어섰다.
다음 편은 '카사노바'가 자주 들렀다는 카페부터 들러보면서 베네치아 여행 얘기를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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