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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과목이니?" "어제 얘기하지 않았어요?"

2006/10/31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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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슬슬 시작해 볼까?" 녀석은 부모와 한마디 상의도 없이 덜컥 "외고입시" 원서를 냈다고 했다.

아내는 잔뜩 긴장해서 아들의 눈치를 보듯 물었다. "몇 과목 시험보니?" 아들녀석은 엄마에게 시선도 돌리지 않고 "어제 얘기하지 않았어요?" 하면서 음식을 향했던 시선을 떼지도 않았다. 나는 아내에게 눈짓으로 신호를 보냈다. '더 이상 자극하지 마!' 아내는 알았다는 신호를 얼굴을 찡그리며 나타냈다. 그 다음은 내 차례, "태워다 줄까?" 속사포처럼 답이 날아왔다. "됐어요!" 오늘 아침, 아들과 아내가 아침식사를 하며 식탁에서 나눈 얘기의 전부이다.

며칠 전 아내는 아주 놀라고 당황스런 표정으로 나에게 얘기했다. "동찬이가 원서를 냈데요." "뭐라구?" 나는 무슨 얘기인지 영문도 몰랐다. 아니 그 정도의 관심도 없었던 셈이다. "***고에 원서를 냈다는 거예요." 그냥 추첨해서 입학하는 일반전형만을 생각했든데, 그 지독히도 싫어하는 시험을 자청하다니? '아! 맞아. 얼마전 24층 사모님이 엘리베이터에서 동찬이 얘기를 하던데, 어찌 나에겐 얘기를 하지 않았을까?' 아쉽기도 대견하기도 미안하기도 갑자기 우리 부부는 당황했었다. 할머니에게는 절대비밀 조건으로 얘기를 했었단다. 경쟁률이 발표된 신문을 보고서야 아들녀석의 걱정스런 시선에 아내가 눈치를 챈 것이다. 경쟁률 6.5:1 '그래도 아무 생각없이 학교에 다니지는 않았구나.' 그러고 보니, 주말이면 내기장기로 용돈을 챙겨가던 일도 꽤 오래전 일이었다.  

녀석은 여름 행운(?)의 어학연수를 다녀온 후, 생체실험과 세뇌교육을 동시에 받은 듯 미친 듯이 그 멀리하던 책상을 고집스럽게 떠나지 않았었다. 시간은 빨리 지나 오늘이 그날을 위해 준비했던 시험일. 합격만을 비는 것은 과욕일까? 그렇지 첫 출전은 값진 경험! 앞으로 다가올 수 많은 시험을 담대히 겪어낼 수 있는 "용기"를 가득 안고 돌아오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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