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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결정이 "힘"으로 결정된다면 참 우숩지 않나?

2006/11/23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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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림을 "호랑이"라고 하면 "호랑이"가 되고 "고양이"라고 하면 "고양이"가 되는 것이 아니다. 이 그림은 "호랑이"이다.



증권과 은행간 소액지급결제에 대한 갈등이 첨예하다.

소액지급결제업무란 어떤 것인가?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에서 공과금이나 카드대금 등을 결제하거나 다른 은행으로 이체를 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는 증권사 계좌에서 이체를 하려면 은행 가상계좌를 거쳐야 한다. 물론 증권사에서 은행에 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

이 업무에 대해서 기득권을 가지고 있는 은행측이 새로운 진입시도를 하는 증권측에 대해서 진입장벽을 치고 있는 상황이다. 각자의 주장은 이렇다.

은행측의 입장 : 증권사 소액지급결업무허용을 반대한다. 수장 : 유지창 은행연합회장

유지창 은행연합회장이 증권사의 소액지급결제업무 허용에 대해 강한 반대입장을 밝힘에 따라 증권계와 은행권의 갈등이 재촉발되는 분위기다. 유 회장은 지난 11월 21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작정한 듯 '윔블던 효과' 까지 언급하며 "증권사의 소액지급결제업무 취급에 대해 결제시스템 안정성이 훼손될 수 있고 외국 대형투자은행에만 이득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밝혔다.

유회장은 증권사에 지급결제 업무 취급을 허용하는데 가장 큰 문제를 결제시스템의 안정성 확보와 금융정책의 일관성 훼손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소액지급결제시스템이 선지급, 후결제의 이연결제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어 금융기관이 고객에게 자금을 먼저 지급한 후 다음날 기관간에 차액을 결제해 하루동안 신용공여가 일어난다.

유회장은 "만약 한 기관이라도 신용을 제때 변제하지 못하면 다른 금융기관으로 연쇄적인 파급이 일어나 결제시스템 자체가 마비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전 세계적으로도 예금을 취급하지 않는 금융기관이 지급결제업무를 수행하는 사례가 없는 은행의 고유업무 분야라는 것이 유회장의 논리다.

특히 유회장은 "한·미 FTA와 관련, 외국의 대형 투자은행들이 본격 한국으로 몰려들 경우 경험과 노하우 면에서 비교우위가 있는 자산관리업무를 적극 추진할 것"이라며 "증권사 지급결제업무 허용은 외국 대형투자은행의 경쟁력을 강화, 소위 윔블던 효과만 초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증권사의 입장 : 증권사 소액지급결업무허용을 허용해야 한다. 수장 : 황건호 증권업협회장

황건호 증권업협회 회장은 "증권사의 소액지급결제업무 참여로 결제시스템 안전성이 위협받는다는 주장은 과장된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 고객이 맡긴 고객예탁금 중 현금만 증권금융이 받아 금융결제 시스템을 이용하기 때문에 주가하락이나 기타 사유로 결제가 이뤄지지 못할 가능성이 없다."는 설명이다. 또 은행이 지급결제 기능을 독점, 서비스 질이 떨어지고 수수료가 비싼 점도 증권사와의 경쟁을 통해 개선될 것이라고 황 회장은 주장했다.

뒤이어 증권업협회 박용만 부회장은 11월 22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외국계 은행들에 이미 지급결제를 포함한 국내 은행업무가 허용된 상황"이라며 "국내 증권사들의 지급결제업무 참여로 외국계 은행에 의해 국내시장을 잠식당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주장은 논리에 맞지 않다"고 밝혔다.

박부회장은 "현행법 하에서도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등 외국계 투자은행들이 이미 국내의 은행지점 설립 인가를 받은 상태고 메릴린치의 경우 현재 소매금융 업무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며 "증권사의 지급결제 업무 참여가 외국계 은행에 국내시장을 내주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란 은행권의 주장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증권업계의 요구는 여신이나 수표업무와는 관계없이 신협이나 새마을금고처럼 금융결제망을 이용하겠다는 것으로 기존 신협이나 새마을금고가 하는 업무와 전혀 다를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은행업계와 증권업계의 업무 권역을 넘어 무엇보다 금융소비자들의 선택권 부여를 위해 증권사의 자금이체결제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

결제시스템 위험 가능성에 대해 박부회장은 "결제 한도가 증권사의 전체 예탁금 잔고인 10조원 이내로 제한되는 데다 예탁금 관리도 개별 증권사가 아니라 증권금융에서 일관적으로 관리하기 때문에 위험 발생 소지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제는 표결이나 권력, 기득권 등의 "힘"에 의한 결정이 아니라, 장기적인 금융시장 발전방향 차원의 합리적인 차원에서 "결정"되어야 한다. 외국 투자은행들이 이 사태를 보고 비웃는 시간이 너무 길어지면 자존심 상하는 일이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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