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는 항구에 머물기위해 만들어진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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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휴가 중, 어섬에 묶어 있는 이 배는 3일 내내 아무도 가까이 하지 않은 채 한 자리에 머물고만 있었다.
코엘료는 잃어버린 검(劍)을 찾아 순례에 오른다. 검은 삶의 목표를 상징한다. 광야에서 예수가 유혹을 당했듯, 그도 유혹에 노출된다. 악마의 화신인 한 남자가 “당신이 원하면, 내가 대신 찾아줄 수도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의 길 안내자 페트루스는 “배는 항구에 있을 때 가장 안전하지만, 항구에 머물기 위해 만들어진 게 아니다”며 직접 찾아 나서라고 충고한다.
코엘료는 선택된 자만이 검을 찾을 수 있다고 믿지만, 페트루스는 생명을 지닌 모든 이가 검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진정한 앎이 돈과 시간에 여유가 있어 값비싼 책을 사고 교육받을 수 있는 사람에게만 허락되는 것이라면 그것은 신의 부당한 처사일 것이다.”(41쪽)
목적지에 다가갈수록 코엘료는 초조해진다. 원하는 검이 나타나지 않았다. 문득, 그는 자신의 삶에서 중요한 것은 검 자체가 아니라, 그 검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에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검은 여러 의미로 탈바꿈해 나타난다. 삶에서 이루고자 하는 목표일 뿐 아니라, 소망이거나, 삶을 조화롭게 영위하는 지혜이기도 하다. 검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따라서 목적지까지 비행기로 곧장 가면 안 된다. 길 위에 있는 것들을 보고 느끼며 천천히 걸어야 한다.
코엘료는 순례를 고행으로 받아들였다. 페트루스는 “당신이 속히 목적지에 도달하기만을 바랐기 때문에 처음엔 여행이 고문처럼 느껴졌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여행은 곧 기쁨이 됐다. 탐색과 모험이 있기 때문이다. 코엘료도 ‘나는 풍경과 들판, 내가 밟고 있는 돌들에 주의를 기울이고자 노력했다’(59쪽)고 고백한다. 여행을 하며 그는 사랑과 결혼, 죽음, 열정 등 삶의 여러 화두들을 탐색한다.
‘꿈을 포기하고 평화를 찾게 되면 얼마 동안은 평온함을 맛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죽은 꿈들이 우리 안에서 썩어가면서 우리의 존재 전체를 감염시키기 시작합니다.’(80쪽)
‘내가 이 세상에서 사라져버려도 화분은 그 자리에 변함없이 놓여 자랄 것이다. 시내를 오가는 버스나, 늘 제값보다 비싸게 팔던 야채장수나, …오늘 아침 내가 심장마비로 죽었더라면 다시 보지 못했을 이 작은 것들이 갑자기 커다란 의미가 되어 내게 다가왔다.’(185쪽)
프랑스 남부 생장피에드포르에서 피레네 산맥을 넘어 스페인 서쪽 끝의 산티아고데 콤포스텔라까지 도보로 주파하는 이 여행을 그는 ‘순례’라고 했다. 코엘료가 여행할 당시 연간 400명 정도에 불과했던 순례객은 소설이 발간된 후 급격히 늘어 2001년에는 450만명이 그 길을 답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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