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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아들녀석에게 하고 싶은 얘기가 있습니다.

2005/12/01 06:49

지난 일요일, 중2 아들녀석의 자발적인 "학원입학시험"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던 길에
가을과 가족을 사진기로 합성하고 돌아왔습니다.

살벌하던 고등학교 담벼락이 얕은 철망으로 바뀌니,
은행잎마져 정겨워 보이더군요.

녀석의 건방진(?) 태도가
다소 의야한 결과를 얘기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었지만,
사실 궁금했던 시험결과에 대해서는 함구했습니다.

2년전인가 가을에 덕수궁 돌담길을 걷고는 가을을 잊었었는데
그 가을을 잠시 붙들어 둔 것이지요.

그날 저녁 아들녀석과 "장기 정기대국"을 벌이고
특별한 말없이 각자의 일상으로 돌아갔지요.

녀석이 샤워를 하는 시간에 잠시 녀석의 방에 들어갔습니다.
녀석의 책상에는 전산처리된 학원시험결과가 있더군요.

아주 좋은,
아버지로서는 평소에 생각하지 못했던
정말로 생각지도 못했던 결과가 있더군요.



이제 녀석은 경쟁을 즐기는 또 다른 녀석들과
더 큰 경쟁을 위해 본격적으로 뛰어들 생각인가 봅니다.


오늘 아침 출근시간에
의심스런 녀석의 방 불빛을 조심스레 들여다 보았습니다.

절대로 깨울 수 없었던 녀석이
책상에 좌정을 하고 정진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이제 중2인데 열 네살인데
시작이라고 하기에는 아직 철없는 나이인데
스스로 경쟁의 대열에 과감히 뛰어들 모양입니다.

그러니 갑자기 무겁습니다.

아들녀석에게 무슨 얘기를 하고 싶어집니다.
그렇다고 평범한 아버지가 아들에게
무슨 특별한 얘기가 가능하겠습니까?

"최선을 다하렴!"

평범한 얘기이지만 이 얘기가 하고 싶었습니다.



겨울이 온다고 온 언론이 떠들어 댑니다.
해마다 때가 되면 왔었는데.

ⓒ 개구리운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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